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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기술 및 응용/이차전지

CNT(carbon nanotube) 도전재

by 쫄지 말고 자신 있게 2023.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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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차전지 관련해서 많은 이슈들이 있는데 최근에는 CNT 도전재 관련하여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있다.
특히 주식투자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나는 엔지니어 관점에서 CNT 도전재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최대한 사실을 기반으로 말하겠지만, 어쩔수 없이 짧은 지식과 식견이 반영된 나의 사견이 이글에 포함되어 있다..

1. 왜? CNT 도전재가 필요할까?

         한국어로 도전재( 導電 材)라 하고 영어로는 conductive additive 라고 한다. 전기를 흐르게 하는 물질, 전기를 흐르게 하는 첨가제라는 의미이다. 그러면 리튬이차전지에서 왜 도전재가 필요할까?

         그 이유는 이차전지의 양극과 음극 재료를 잠시 살펴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양극 또는 음극을 만들기 위해서는 활물질이 극판 위에 도포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활물질을 바인더라 불리는 폴리머와 용매와 함께 혼합하며, 이를 슬러리라 한다.

  다시 말하면, 양극활물질+바인더+용매(NMP) = 양극슬러리
                       음극활물질+바인더+용매(Water) = 음극슬러리  로 정리할 수 있다.

         이제 여기에서 바인더라는 폴리머를 생각해 보자. 폴리머가 아무리 전도성이 높다하더라도 활물질에 비하면 전기전도성은 매우 낮은 물질이다. 즉, 전기 저항으로서 작용한다. 이 상태로 전지를 만들게 된다면 전지의 용량과 효율이 설계치보다 낮아지게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도전재라는 전도성 물질을 추가해서 바인더로 인한 저항을 어느 정도 상쇄시킨다.

 그리고 활물질도 충방전을 진행하면서 활물질이 변형되면서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를 또 보완해주는 것이 도전재이다.

  초기에는 카본블랙을 사용했다. 이를 더 미세하게 만들어서 아세틸렌 블랙이라 불리는 제품을 주로 사용해왔다. 아니 지금도 여전히 쓰고 있다. 카본블랙은 기본적으로 구형 입자로서 활물질, 바인더와 고루 혼합되어 도전재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입체적 구조의 한계로 인해 활물질의 변형이 일정 수준이상 발생하면 더 이상 본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카본블랙 도전재 사용량을 더 늘려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도전재가 더 사용되는 만큼 활물질 사용량을 줄여야 하고, 이는 전지 용량을 늘리는데 한계를 갖게 한다. 

 이후에 CNT가 본격적으로 이차전지에서 검토되고 적용되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카본블랙보다 적은 양을 사용해도 도전재의 특성을 충분히 낼 수 있고, 전지 수명과 효율을 상승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또한 도전재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양극재 투입량이 늘어나서 전극 용량도 증가하게 되었다. 이런 긍정적인 효과로 인해 이차전지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CNT 도전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2. CNT 도전재 개발 역사(?)

 놀랍게도 CNT 도전재는 2000년대 초반부터 개발해 왔다. 상용화를 위한 개발은 국내에서는 그 출발점이 제일모직(현 삼성 SDI)이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LG화학도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 초기이다 보니 두 회사 모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두 회사는 CNT 도전재 공동 개발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삼성이 몇 년 후 이차전지 사업을 중단하게 되고, LG화학은 어쩔 수 없이 단독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 삼성과 LG의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한다. 삼성은 몇 년 후 다시 이차전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면서 CNT 도전재 개발도 시작하게 되었다. 반대로 LG는 CNT 도전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이차전지 기술 개발을 이어오면서 독자적인 기술 기반을 마련한 상태였다. 이후 LG, 삼성은 각자 CNT 도전재 개발을 진행했으고, 삼성이 휴지기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기술적 우위는 LG가 점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재료 강국이자 CNT 종주국인 일본이 본격적으로 CNT 도전재 개발에 뛰어 들기 시작했다. 2000~201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이차전지의 절대 강자는 일본이었다. 일본은 2000년대 후반부터 개발에 착수한 업체가 여럿 있었다.  2010년 중반에는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선 업체들이 등장했고 , 그중 프린터 잉크와 LCD용 컬러필터 잉크의 강자였던 토요잉크가 CNT 도전재 개발을 완료했다. 당시는 LCD산업도 한국에서 중국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예상되던 다소 미래가 불안한 시기였다. 토요도 이제는 무자비한 중국 업체와는 경쟁이 어려워 질거라 판단하고 새로운 사업을 찾고 있었다. 그것이 기존 사업과 유사한 기술이 적용되는 CNT 도전재였다. 토요는 카본블랙으로 잉크젯 프린터용 흑색 잉크를 만들었고, LCD 컬러필터 잉크를 만들면서 분산 기술도 가지고 있었다. 단지 CNT를 사용하는 것이 다를 뿐이었다. 그래서 토요는 아주 빠르게 CNT 도전재 개발을 완료하고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영업을 시작했다. 그 결실이 당시 SK이노베이션이었다. 지금은 SK온 이다. 이후 토요는 SK온의 미주, 유럽 사업장에 납품하며 승승장구했다. 현재는 CATL, 노스볼트 등 많은 업체들에게 제품 승인 내지는 납품 계약을 완료한 상태이다. 

 다시 국내로 돌아오면, 삼성과 LG가 이차전지 사업을 이어 나가는 중에 SK가 등장하게 된다. SK는 솔직히 가진게 분리막 외에는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 소재를 외주, 즉 구매를 해서 단순히 배터리를 만드는 수준이었다. 아마도 그래서 배터리 3사 중 SK가 가장 수익성이 낮을 것 같다. 어쨌든, 당시 CNT 도전재는 SK도 구하기 힘들었다. LG와 삼성이 각각의 기술로 CNT 도전재 개발을 완료했고 수익성을 위해 외주 업체를 통해 OEM으로 납품받고 있었다. SK가 국내에서 CNT 도전재를 납품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때 토요와 연결이 되어 숨통이 트였으나, 추가적인 공급업체가 필요했다. 그게 요즘 유명한 A社 이다. A社는 엄청난 기술력을 가진 업체로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소개하는데....
글쎄.... 난.... 좀 더 냉정하게 판단하시길 바란다.

결론적으로 A社도 채택이 되었다. 그러나 토요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SK가 양극슬러리에서 보완하면서 꾸역꾸역 A社 제품을 사용해 왔다. 지금은 당시보다 많이 개선되었지만, 당시 담당자 예기를 들어보면 A社 마크만 봐도 욕이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A社도 참 많이 노력은 했다. 그런데 A社는 약간 다른 문제가 있다. 당시 A社가 LG와 SDI에 CNT 도전재를 OEM으로 납품하고 있었다. 물량은 뭐 월 1~2억 수준 정도... 그런데 A社가 갑자기 SK에 샘플을 제출했다. 이게 무슨 의미 일까? OEM 생산을 하려면 자연히 OEM 의뢰사로 부터 Recipe를 받게 된다. A社는 일부 제품이지만 LG와 SDI의 CNT 도전재 Recipe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SK에 CNT 도전재를 납품했다. 음....
하필이면 그때 LG와 SK가 한국을 넘어 미국에서 까지 분쟁을 하던 시기였고, 나머지는 알아서...
결론부터 말하면 A社는 기술력이 뛰어나서 LG, 삼성, SK에 CNT 도전재를 납품하고 있는 것은 적어도 아니다. 그냥 그저 그런 OEM 업체 였는데, OEM 하던 경험으로 이제 좀 뭔가 해보려고 기지개를 켜는 상태란 것이다.

 아 그리고 말이 엄청 많은 D社. 여긴 솔직히 모르겠다. 노스볼트에 뭐하러 공장을 지었는지도 모르겠고 기술도 없고.. 그나마 SDI에서 받은 OEM 물량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SDI도 물량이 급격히 늘어서 기존 OEM업체 물량도 턱 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이 틈을 D社가 잘 비집고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이 회사는 노스볼트에 연 700억씩 팔 수 있을까? 노스볼트는 D社가 버벅거리는 사이에 토요 잉크가 비집고 들어갔다. A社도 승인 진행 중이고... 그런데 D社가  현지에 공장 지었다고 물량을 줄까? 공장도 일단 투자 차원에서 먼저 지은 거라는데, 노스볼트와 상관없이.... 

 그 외에 국내에서 CNT 도전재를 개발하겠다는 업체가 30개가 넘는다고 한다. 요즘 이차전지 전성시대다 보니 화학 업체 또는 잉크/페인트 업체들이 많이 뛰어드는 것 같고, 창업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 사짜들도 많다. 

3. CNT 도전재 개발 투자 유치(?)

 내 친구가 투자사에 근무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공짜 자문을 많이 해주는데, 대부분 창업 후 2년 안에 매출 낼 수 있다고 한다. 헉! 그렇게 빨리? 누가? 

 먼저 CNT 도전재용 일부 설비는 기본적으로 제작에만 6개월 이상 걸린다. 양산 장비는 10개월 이상 일 수도 있다. 그리고 CNT 도전재는 활물질과 동일하게 신뢰성 평가를 한다. 그래서 제품 승인 평가에 최소 6개월, 양산품 승인 평가에 6개월~1년, 도합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이 필요하다. 이건 승인 기간 만이다.

 이와 별도로 개발 기간, 공장 건축, 장비 발주/설치, 시운전까지 감안하면 2년은 한 번도 NG 없이 통과해도 부족한 시간이다. 게다가 아무것도 없는 창업인데....

 요즘은 IRA 때문에 모조리 현지에 공장 지어야 하는데....

 연 매출 1조인 D社도 힘들어하고, 그리 오랫동안 개발해왔던 A社가 이제야 겨우 겨우 토요 잉크 허리 정도를 잡을 수준인데.... 햇병아리들이 무슨 수로... ㅋㅋㅋ

그러고 보니 J社, H社도 요즘 해외 진출하느라 바쁘던데....  확실한 매출처를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는 이런 회사들.. 

오늘은 늦어서 다음에 시간 날때 ............... 졸립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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